책속에 파뭍혀 시간을 잊고 있다가
밖으로 나와보니 온통 하얀 것 뿐이었어.
서둘러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북새통인 전철을 타고서
고요한 우리집으로 왔어.
서른살이 다 된 두 명의 어른아이가
고무장갑을 끼고서 눈싸움을 했어.
눈으로 덮여 고요한 거리에
우리들 목소리뿐이었어.
알로 스노우.
한꺼번에 많이 와주어서 땡큐
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가서
추위조차 있게해주었어 땡큐
정신없이 뛰어놀고있는데
쓰레기더미에서 너의 얼굴이 보였어
눈이 반짝하고 코도 반짝한데
아직 포장도 풀지않은 것 같은데
왜 여기에 있어?
이렇게 첫눈이 오는 날
연인의 품에 따뜻하게 안겨있어야 할
너인데, 눈이 하얗고 너의 머리도 하얀데
세상에 나온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왜 여기에 있어?
다음날 아침일찍 일어나서
다시 와봤을 땐,
이미 다른 사람이 널 안고갔어
다행이다라고 잠시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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