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종군은 맨날 이 매직타임을 즐기곤 했어요. 하루종일 빈둥거리면서 놀았음에도 이시간만 되면 꼭 다시 밖에 나가 하늘을 보며 담배를 한대 피워야 하니까.. 어떨 때에는 옥상에 올라가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앉아있었겠죠? 저는 좀 다르게 그 시간이 즐거워요. 어렸을 적 저녁 식사후에 온 가족이 산책을 가곤 했죠. 아직 허허벌판인 홍대바닥을 요리조리 다니며 해바라기 씨도 따먹고, 꽃잎도 따모으고 하면서 금빛으로 물든 공기의 향기를 들이마시며 좋아하곤 했죠. 어른이 되고나서는 그런 적이 드무네요. 이 사진은 별로 매직타임이 아니네요. 다시보니까요. 그냥 저 강건너 살고있는 사람들의 마을이 보여요. 고 안에서 얼마나 지지고볶고 살고있을까. 겉으로 봐서 낭만적으로 보이는 것들도 속은 허둥지둥 어처구니없이 정신없게 돌아갈 거라는 걸 지금은 알겠습니다. 강건너 누군가도 제가 사는 마을을 보면서 '거 참 한가롭다' 그럴지도 모르죠. 어쨌든, 오랫만에 하늘을 보니 감각이 새록새록합니다.
- busybee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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